지미 리아오의 ‘별의 빛나는 밤’ 학술강의를 다녀와서
지미 리아오의 ‘별의 빛나는 밤’ 학술강의를 다녀와서
오래 전에 잠깐 보았습니다.
한 번 읽으면서 아아, 그렇구나 하는 책과 달랐습니다.
고개를 갸우뚱거리게 하는 곳이 여기저기 있었습니다.
어제 강의에서 교수님의 설명이 제게는 책에 나무 기둥을 세워주었고
그 기둥을 보고 난 후, 다시 보는 책은 마구마구 이파리 무성해지고 형형색색의 꽃들을 피워 이제 정말 풍성한 나무가 되었습니다. 같은 책이 이렇게 생생해져 그 때는 납작한 느낌의 책이었던 것이 지금은 아주 크고 살찐 책이 되어 있는, 전혀 새로운 경험을 하였습니다.
처음 가볍게 들여다볼 때
고개 갸우뚱했던 르네 마그리트의 ‘연인’이 걸려있는 13쪽 (세상에, 왜 아빠 다리 사이에 대야에 웬 물고기 수영? 이랬던 것이 오븐 요리 그릇을 갖고 가는 엄마의 오븐 장갑이었다니 ... 그리고 ‘연인’ 배치의 절묘함이라니!); 르네 마그리트의 ‘대전쟁’이 걸려 있는 의미가 교수님의 설명을 듣고 이해 되며 고개 끄덕일 때, 나는 3D 안경을 -- 그것도 내 눈에 맞는 돗수의 안경을 -- 선물 받았나봅니다.
처음 가볍게 들여다 볼 때
책은 평면적으로 읽혔습니다.
주로 글로 읽었고, 글들은 특별하지 않았으며
그 글들이 베이스가 되어 그림을 보았으니 그림도 특별하지 않았습니다.
교수님의 강의 후 다시 보는 책에서는
그림들이 일어서기 시작했고, 처음 볼 때엔 (보는 이의 눈이 뜨이지 않았으니) 숨고 있었던 것들이 짠하고 여기저기서 나타났습니다.
리아오 작가가 그림으로 들려주려 한 것들이
척척 일어서고 짠짠 나타나면서 들리는 것이었습니다.
교수님의 마중물이 책을 이렇게 변신시켜 제 눈에 들어오게 하다니
맥락을 잡아주시는 것이 이렇게 책에 생명을 불어넣다니 경이로울 따름입니다.
그래서 앞으로 학술 강의는 열린다하면 ‘무조건 무조건이야~’ 달려가려 합니다.
거기다가 떡은 또 얼마나 맛있었는지 경기떡집 떡비닐 사진도 찍어두었습니다. (아, 이런 찬조는 늘 있는 것은 아닐지도 모릅니다.) 게다가 도서 정가 70% 가격에 구매에다가 김밥꺼정, 김밥마저 맛있었습니다. 이거 너무하는 거 아닙니까? (제가 좀 배고픈 상태이긴 했지만 맛에 대한 기준마저 내팽개칠 정도는 아니었습니다.) 너무 로또 터지는 기분이었습니다. ㅋㅋ
그리고 책을 읽다가 이런 애니메이션도 만나게 되었습니다.
소년이 걸음 멈추고 보던 물고기 가게 이름이 Smiling Fish여서 같은 작가의 ‘미소 짓는 물고기’가 연상되어 찾아봤어요. 이 애니메이션 보고 나니 저한테는 ‘별이 빛나는 밤’ 책의 느낌이 더 미끄러지는 듯 더 잘 느껴지는 기분이었습니다. 혹시 보시려면 아래에 링크 걸어둘께요.
이 글을 빌어 어제 강의 기획해주시고 열어주신 교수님과 천개의 바람 출판사에 감사드립니다. 줌으로만 뵈던 여러 선생님들 실물로 뵈는 즐거움은 덤이고요. (저와 이름도 같고 외모도 완전 비슷해 제가 여고시절 그 친구임을 98% 확신하며 인사를 걸어온 미모의 선생님을 만나게 된, 저 개인적인 큰 덤까지 !! (ㅅ선생님 반가웠어요.)) 이건 아무래도 너무 로또 팡팡임.
모두 좋은 주말 되시기 바랍니다
10분 이내 영상입니다.
미소 짓는 물고기